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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인/심리학

[정신과 의사가 들려주는 마음의 병 23가지] 책 소개

by 교양인 2014.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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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병 보도자료(개정판).hwp

 

우울증, 강박증, 공포증, 치매, 알코올 중독까지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질병, 마음의 감옥에서 탈출하기!

 

 

 

누구나 하나씩은 앓고 있을지 모를 마음의 병,
나를 위한 진료실에서 아픈 마음을 진단한다!

 

요즘은 신문과 방송 등에서 우울증, 공황장애,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강박증, 치매 같은 ‘마음의 병’ 즉 심리 질환에 관한 이야기를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그만큼 심리 질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과거에 비해 옅어졌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이 2012년에 행한 전화 설문 조사(16세부터 69세 사이의 국민 1,020명 대상)에 따르면, 응답자의 87%가 정신 질환(심리 질환)은 누구나 걸릴 수 있다고 답했다. 오히려 최근에는 심리 질환에 대한 과잉 진료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단순히 주의가 산만하거나 교실에 적응하기 힘들어 하는 아이일 뿐인데 ADHD를 의심하는 교사와 학부모의 불안 때문에 소아정신과 진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거나, 깊은 슬픔이나 일시적으로 우울한 감정을 ‘우울증’이라는 질병으로 진단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논란과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판단의 기준을 잡기란 어려운 일이다. 만약에, 나와 내 가족에게 ‘문제’가 생겼다는 생각이 들 때는 정말 어떻게 해야 할까? 《정신과 의사가 들려주는 마음의 병 23가지》는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도움을 주는 책이다.

 

 

****

 

 

일주일째 계속 기분이 가라앉기만 하는데 혹시 우울증 아닐까? 자꾸 전화번호를 잊어버리는 우리 엄마, 혹시 치매 아닐까? 내 친구는 왜 거식증에 걸렸을까? 광장 공포증도 병원에 가면 나을까? 정신분열증은 정말 유전병일까? 불면증 때문에 고생인데 수면제를 먹어도 괜찮을까?
세상은 심리 질환으로 고통 받는 사람을 한심한 실패자라고, 자기 마음 하나 다스리지 못하는 ‘의지박약’이라고 보기 일쑤다. 하지만 ‘마음의 병’은 결코 마음먹기에 달린 병이 아니다. 전문의의 상담과 치료가 꼭 필요한 질병이다. 위궤양이나 폐렴에 걸렸을 때 병원을 찾아가지 않는가? 마음의 병은 연령, 빈부, 남녀를 가리지 않는다. 전체 인구의 약 17퍼센트가 일생에 한 번은 우울증을 겪고, 수많은 사람들이 불안장애, 중독증, 거식증, 수면장애 같은 마음의 병을 앓는다.

《정신과 의사가 들려주는 마음의 병 23가지》는 우울증, 광장 공포증, 정신분열증, 알코올 중독 등 23가지 심리 질환의 증상과 원인과 치료법을 차근차근 알려주는 안내서다. 몸이 그러하듯 마음도 적신호를 보내면 바로 돌보아야 한다. 이 책은 마음에 이상 신호가 왔을 때 무엇을 점검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준다. 어떤 치료법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었고, 어떤 약물이 유용한가? 약물을 쓰지 않고도 좋아질 수 있는 방법은 없나? 어떤 상태일 때 병원에 가야 하나? 주위에서 어떻게 도와줄 수 있나? 심리 상담과 약물 가운데 어느 쪽이 더 효과가 좋은가?
신경과 및 정신과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자인 독일의 정신의학자 보르빈 반델로는 이 책에서 자신의 풍부한 임상 치료 경험과 각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들이 제시한 지침에 따라 철저히 검증된 치료법을 제시한다. 안전하게 시도해볼 만한 자기 치유법, 효능이 입증된 약물 치료, 행동 치료, 심리 상담, 정신분석은 물론이고, 전기 자극법처럼 실험 단계에 있는 방법들까지 상세히 알려준다.

 

 

 

 

 

마음에 드리운 긴 그림자 ‘우울증’, 감정의 양극단 ‘조울증’,
끊임없이 떠오르는 한 가지 생각 ‘강박증’,
삶을 망치는 부끄러움 ‘사회 공포증’,
공포의 환상 세계 ‘정신분열증’, 끝없이 쾌락을 좇는 ‘중독’,
자신을 잃어버리는 ‘치매’에 이르기까지,

23가지 마음병의 모든 것!

 

 

몸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지만 마음의 건강은 신경을 쓰지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 책은 우리가 마음의 병과 마주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주어 직접 자신의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도록 도와준다. 그간 마음 건강에 무관심했거나, 혹시 병이 아닐까 걱정스러워도 남에게 털어놓거나 정신과를 찾기 두려웠던 이들에게 훌륭한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다. 특히 이 책에 등장하는 많은 실제 사례는 다양한 심리 질환을 쉽게 이해하게 해줄 것이다.

 

롤프는 만성 우울증에 시달려 왔다. 끝 모를 침울함과 슬픔과 낙담에 빠지기 일쑤다. 내면이 메마르고 텅 비고 다 타버린 것 같다. 가족과 친구들은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해봐. 매사에 부정적이니까 그렇잖아.” 하지만 아무런 의욕도 에너지도 없다. 이제 직장도 그만두어야 할 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 우울증

사비네는 여러 해 동안 열감, 발한, 심장 두근거림, 메스꺼움, 설사 등 신체적 증상에 시달려 왔다. 남편이 조금만 늦게 퇴근하면 사비네는 곧장 전화를 걸어 혹시 사고가 난 건 아닌지 확인하고, 아이들이 아플까 봐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여행을 가고 싶어도 사고가 날까 봐 두려워서 엄두를 못 낸다. 사비네는 과연 이대로 괜찮을까? - 불안증

올리버는 우편함에 꽂힌 전단지를 모조리 모은다. 그 종이들이 지금 방에 몇 미터 높이로 쌓여 있다. 언젠가 꼭 종이들을 읽어보리라 다짐하지만 정작 한 번도 실행한 적은 없다. 헬가는 집을 나설 때면 전등 스위치, 커피메이커, 식기 세척기를 8번에서 10번 정도 점검한다. 그러지 않으면 불안해서 견딜 수 없다. 이 지긋지긋한 반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 강박증
 
토르벤은 사람들 앞에 나서는 일이 힘들다. 남들이 자기를 비웃고 비판할까 봐 두렵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발표를 하거나 상사와 면담을 할 때면 목소리가 떨리고 얼굴이 붉어지고 땀이 흐르고 화장실에 가고 싶어진다. 극심한 불안감 때문에 급기야 조기 퇴직을 선택했다. 그는 관공서나 은행이나 병원에 전화를 거는 것도 힘들다. - 사회공포증 

 

 

 


 

마음의 병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이 책은 심리 질환에 대한 선입견을 바로잡고, 질병과 환자를 정확하게 이해하게 해준다. 심리 질환은 하늘에서 내린 벌도 아니고 마음이 약한 사람의 엄살도 아니다. 마음의 병은 뇌에 생긴 문제 때문에 일어난다. 저자는 “뇌는 어마어마하게 복잡한 기관이고, 심리적 증상은 종종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하여 발생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어떤 심리 질환의 원인을 한두 가지로 딱 잘라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먼저 인간의 감정과 행동을 좌우하는 뇌의 물리적, 화학적 메커니즘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각 질병을 다루는 장에서 첨단 과학이 밝혀낸 질환의 원인을 설명한다.

어머니를 일찍 여의거나, 엉망진창인 고아원이나 폭력적 환경에서 자라거나, 근친상간에 시달리거나, 폭력적이고 무자비한 교육을 받으면 아이의 마음에 깊은 흉터가 남을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충격적 사건, 가령 자식이나 배우자의 죽음, 폭력 범죄, 인질극, 심각한 교통사고, 자연재해, 전쟁, 수용소 생활 등 수많은 압도적 체험도 마음을 지속적으로 손상시킬 수 있다. 이처럼 마음에 입은 상처로 말미암아 질병을 앓게 될 때 ‘심인성(心因性)’이라는 표현을 쓴다. …… 또 심리 질환은 신체적 손상이 원인이 되어 나타날 수도 있다. 두부 손상, 뇌종양, 염증, 중독, 노화, 혈액 순환 장애 등 원인은 다양하다. 이런 경우 ‘기질성 장애’라고 말한다. (22, 23쪽)

현대 정신의학에서는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전 세계 과학자들은 심리 질환의 생물학적 원인을 점점 정확히 해독해내고 있다. 마음이 병을 앓을 때, 뇌 안에서 어느 신경회로, 생각 중추, 화학적 구성에서 문제가 생겼는지를 찾아내고자 한다. 때로는 세로토닌이나 도파민 같은 단 한 가지 화학물질의 오작동이 엄청난 문제들을 야기한다. 때로는 뒤엉킨 신경 체계들의 더없이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말미암아 병이 발생한다. 그러나 인간의 마음은 그저 케이블과 화학물질이 정상 작동하면 최적으로 기능하는 복잡한 컴퓨터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마음은 우리가 삶에서 경험하는 것들, 즉 사랑의 상실이나 폭력과 평화, 실망과 행복의 산물이기도 하다. (24쪽)

 

 

강박증 - 그만두지 못하는 이유

다 먹은 과자 봉지나 유효기간 지난 전단지 같은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고 계속 모으는 사람, 집을 나설 때 온갖 전기 제품의 전원을 열 번 이상 확인하는 사람, 인도를 걸을 때 자기 나름의 순서에 따라 블록을 차례로 밟는 사람, 고양이나 개를 좁은 공간에 수백 마리씩 키우는 사람……. 강박증에 시달리는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지키는 의례들이 터무니없고 시간이 많이 들며 고달픈 일인지 잘 알지만, 이러한 무의미한 행동에서 벗어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면 견딜 수 없는 역겨움과 불안감에 시달리므로 그만둘 수 없다.

강박장애는 ‘강박적 성격’과는 전혀 다르다. 강박증 환자는 삶에서 종종 커다란 제한을 받지만, 강박적 성격을 지닌 사람들은 아주 질서 정연하고 양심적으로 행동하며 완벽주의자들이다. 때로는 지나치게 엄격하고 지나치게 정확하거나 꼼꼼한 면을 보인다. 이들은 상상력이 부족하거나 새로운 것에 폐쇄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병이 아니라 다만 성격상 특징일 뿐이고 때로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적지 않은 직업에서 엄격한 정확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가령 강박적인 사람은 세무 당국이나 행정 당국의 공무원, 슈퍼마켓의 출납원, 교사, 의사, 과학자 등으로 일하면 좋다. …… 이와는 달리 강박증 환자들은 종종 직장에서 큰 문제에 봉착한다. 가령 세면 강박 때문에 몇 시간씩 지각하거나, 일을 하더라도 모든 사항을 끝없이 점검하기 때문에 일을 다 마치지 못하는 등의 고충을 겪는다. (184~185쪽)

 

거식증 - 엔도르핀을 즐기려고 굶는 이들

몸무게가 정상인의 45퍼센트에도 못 미치는데 자기가 너무 뚱뚱하다고 굳게 믿는다. 그래서 음식은 아주 조금만 먹고 늘 꼼꼼하게 칼로리를 체크한다. 이러한 거식증의 원인은 여전히 수수께끼다. 어느 분석에 따르면, 신체적 이상이 거식증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섭식장애 같은 것은 전쟁 후 세대에게는 없었고 지금도 아프리카에는 없다.” 이 말은 곧 섭식장애는 음식의 과잉 공급 때문에 생겨나는 선진국병이라는 의미인데, 그러나 개발도상국에서도 성인 여성이 거식증에 걸린다. 거식증의 원인으로 환경적 요인만을 들 수는 없다. 오늘날에는 신경생물학적 원인을 찾아내고자 한다.

엔도르핀은 두 가지 기능을 한다. 한편으로 식사를 욕망하게 만든다. 그래야만 각 개체가 음식을 구하려고 사냥에 나서게 된다. 다른 한편 엔도르핀은 어쩌면 오랫동안 굶는 일에 몸이 대비하게 만든다. 엔도르핀은 (최소한 당분간은) 굶주린 상태에서도 절망하지 않도록 하고, 심지어 어떤 희열을 느끼도록 한다. 이런 식으로 각 개체는 다음에 다시 음식을 얻을 때까지, 기분을 유지하고 생명을 유지한다. 이것이 아마 거식증에 걸린 여자아이와 성인 여성들이 무의식적으로 추구하는 것이리라. 굶으면 행복 호르몬이 증가한다. 그들은 자기 몸을 ‘생존 모드’에 맞추는데, 이것은 분명 마지막 남은 엔도르핀까지 총동원하기 위함이다. (316~317쪽)

 

신체형장애 - 몸이 아니라 마음에서 비롯한 통증

두통, 요통, 근육통, 관절통, 메스꺼움과 배의 압박감, 변비와 설사. 온갖 분야의 의사들에게 진찰을 받았지만 아무런 원인도 찾지 못했다. 결국 암처럼 심각한 병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고, 의학 전문 강의를 들으며 자구책을 마련하려 한다. 이 장애를 앓는 환자는 의사가 심리적 장애가 원인이라고 진단하면 이를 거부하고, 정상이라는 진단을 내리면 안심하기는커녕 실망스러워한다. 의사가 향정신약을 처방하면 이러저러한 부작용이 있다면서 사양하거나 약을 잘 먹고 있다고 거짓말을 한다. 이는 악의나 엄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마음의 회로가 뒤얽혀서 나타나는 결과이다.

모든 사람은 주변으로부터 존중받고 존경받기를 원한다. 그리고 모두가 주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자신만의 전략을 갖고 있다. 어떤 사람은 남을 잘 돕고 친절한 태도를 보임으로써, 어떤 사람은 자기의 탁월한 성공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써, 또 어떤 사람은 농담을 잘하거나 아리아를 멋지게 부름으로써. 그런데 신체형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기이하게도 이명, 흉통, 생목, 가려움증, 피부 쓰라림, 성교 시 통증을 호소하는 길을 택했다. 그것도 의사만이 아니라 친구나 직장 동료에게도 호소한다. 이런 식으로 관심을 받을 수 있지만, 딱히 긍정적인 방법은 아니다. 이런 방법은 애정을 얻는 차선책일 뿐이다. 이런 식으로는 주변으로부터 동정과 위로만 얻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불신과 거부와 조롱도 얻는다. 그래도 그들은 계속 되풀이해서 고통을 시연하는 수밖에 없다. (351쪽)

 

 

 

 


마음의 병에 관해 우리가 꼭 알아야 할 몇 가지

 

 

어느 정도면 불안이 ‘병’이 되는가?
정말로 위험하거나 불쾌한 것들에 대한 불안이 있다. 교통사고, 암, 실직, 이혼, 전쟁, 테러, 자연재해 등에 대한 불안이 그렇다. 그러나 병적 불안을 지닌 사람들은 이런 위험들을 두려워하지는 않는다. 실직이나 주가 폭락이나 혈중 지방 농도 상승이나 난폭 운전하는 트럭 운전사 등을 두려워한다고 해서 정신과 의사를 찾는 사람은 없다. 불안증을 가진 이들은 사람들이 보통은 불안해하지 않는 사물이나 상황을 피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정비가 썩 잘된 승강기, 무해한 거미, 보들보들한 고양이 등을 두려워하고 불안에 떤다. 그런 사람들은 느닷없이 예기치 않은 공황 발작을 일으키고, 좁은 공간에서나 군중 속에서 공포를 느끼거나 과도하게 부끄러워한다. (144쪽)

 

수줍음도 심하면 치료받아야 할까?
수줍음은 성격이므로 꼭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소극성이나 겸손함을 사랑스러운 특성으로 보기도 한다. 단지 남 앞에서 말을 하거나 다른 사람 앞에 나서는 일에 불안을 느낄 뿐이라면 사회 공포증이라고 할 것도 없다. 하지만 수줍음이 극단적으로 나타나 고통을 유발하거나 우울증이나 알코올 중독이나 약물 중독 등 심각한 결과를 가져온다면, 반드시 치료를 해야 한다. 또한 이런 문제 때문에 이성을 만나기 어렵고 직장 생활도 어려워지는 등 삶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면, 도움이 필요하다. (177쪽)

 

약물 치료와 심리 치료 중 어느 것이 효과가 좋을까?
어느 지휘자에게 이렇게 묻는다면 어떨까? “피아노와 바이올린 중 어느 것이 낫습니까?” 그러자 지휘자가 이렇게 대답한다. “음, 곤란한 질문이네요. 어떨 때는 피아노가 좋고 어떨 때는 바이올린이 좋지요. 그렇지만 제일 좋은 것은 둘을 함께 연주하는 것이지요. 아닌가요?” 우울증 치료도 마찬가지다. 가벼운 우울증은 항우울제 없이 행동 치료만으로도 성공적일 수 있다. 또 어느 연구에 따르면, 가벼운 우울증에서는 환자가 여러 방법 중 어떤 방법을 선호하는지가 효과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다. 약물 효과보다 심리 치료의 효과를 믿는 편인 사람들이 추첨으로 약물 치료를 받도록 결정되면 치료 확률이 현저하게 낮아진다. (89~90쪽)

 

치매 환자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치매는 물론 자연적인 노화 과정 때문에 일어나기도 하지만, 뇌에서 특정 단백질을 포함하는 플라크를 발견할 수도 있고, 세포 붕괴의 징후로서 타우 단백질이 변형된 신경 섬유 다발을 발견할 수도 있다. 이때 약물을 처방해 상실된 지적 능력을 지연시키거나 지적 능력 파괴를 중단시킬 수 있다. 또한 체조나 음악, 춤, 향기 요법으로 뇌에 자극을 주면 환자의 행동과 상태가 호전될 수 있다. 그러나 치매 환자들에게 특히 도움이 되는 것은 그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이고 모든 도움과 관심을 기울이는 일이다.

여러분이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이라면 스스로 너무 힘들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정신이 붕괴되어 가는 데 대한 슬픔과 수치심, 또는 부당한 비난에 대한 분노 때문에 종종 견디기 힘든 지경이 된다. 대부분 치매 환자의 감정은 관대하고 온화하지만, 가끔 언짢고 고집스럽고 까다롭고 지배욕에 찬 환자들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환자를 돌보는 딸이나 아들의 인내심이 만만찮은 시험에 들게 된다. 여러분이 치매 환자를 돌보면서 이런 상황에 직면한다면, 예전에는 친절하고 상냥하던 사람이 갑작스레 폭군이 되는 것은 뇌의 붕괴 때문임을 명심해야 한다. 아버지나 어머니를 옛날로 돌아가게 하려 해서는 안 된다.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308쪽)

 

 

지은이·옮긴이

보르빈 반델로 Borwin Bandelow
독일 괴팅겐 대학에서 심리학과 의학을 전공했다. 현재 괴팅겐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교수이며, 신경과 및 정신과 전문의다. 정신의학, 신경학, 심리학, 정신약리학, 심리 치료 분야의 전문가로서 특히 불안증과 공포증, 정신분열증, 우울증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여러 국제 저널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칼럼니스트이기도 하다. 독일불안연구협회 회장이며 유럽정신과협회와 유럽정신약물학회, 불안증 국제협의회, 세계생물정신의학회에서 활동 중이다. 풍부한 임상 경험을 살려 정신의학의 전문 지식을 친절하게 풀어 쓴 여러 권의 교양 심리서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김태희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본 대학에서 철학, 독문학, 독어학을 공부한 뒤 철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서울대학교에서 에드문트 후설의 현상학에 대한 연구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희대, 서울대, 한신대 등에서 현대 서양 사상과 윤리학, 현상학 등을 강의하고 있으며, ‘박완서 기금’ 연구 펠로우,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일반 연구원, 철학사상연구소 객원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차 례

▪ 이 책을 읽기 전에
▪ 머리말

어두운 숲에서 길을 잃었을 때
마음의 병은 왜 생기는가? 정말 도움이 되는 치료법 찾기

뇌 사용 설명서
마음이란 무엇인가? 마음의 병은 뇌의 화학 작용 때문에 생기는 질병이다.

우울증 - 마음에 드리운 긴 그림자
침울하고 슬프다. 감정이 메마르고 텅 비고 다 타버린 것 같다. 죄책감에 시달린다.
삶에 의미가 없다. 자살 충동을 느낀다. 자존감이 ‘시궁창’에 처박혔다.

조증 - 무한한 기쁨과 광기
생각이 너무 빠르게 날뛰어서 그 생각들을 전혀 통제할 수 없다.
쉴 새 없이 말을 늘어놓고 과도하게 활동적이다. 몹시 흥분되고 에너지가 넘친다고 느낀다.

조울증 - 정상에서 바닥까지
조증 시기, 울증 시기가 아무 규칙 없이 교대로 나타난다. 같은 기분이 몇 달간 지속된다.

정신분열증 - 망상과 환각
사람들이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고 염탐하고 도청하고 나를 해치기 위해 공모했다고 생각한다.
때때로 어떤 목소리가 나를 비난하거나 평가하거나 지시를 내린다.

불안증 - 숨 막히는 두려움과 부끄러움
극장이나 광장 같은 특정한 공간에서 느닷없이 호흡 곤란이나 압박감을 느껴 공포에 사로잡힌다.

강박장애 - 완전무결을 향한 끝없는 반복
틈만 나면 세수나 샤워를 한다. 물건들을 끊임없이 분류하고 정리한다.
혐오스러운 성적인 공상을 멈출 수 없다.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 영혼에 그어진 깊은 상처
사고 순간이 자꾸 떠올라 견디기 힘들다. 사고와 관련된 어떤 중요한 일들을 기억할 수 없다.
사고 때문에 내 삶이 망가졌다고 느낀다.
 
경계선장애 - 죽음과 삶 넘나들기
삶이 허전하고 견디기 힘들다. 단순히 ‘자기를 느끼기 위해’ 자기 몸에 칼을 댄다.
롤러코스터를 타듯이 감정이 널뛴다. 자기혐오와 자신에 대한 과대평가 사이에서 오락가락한다.

알코올 중독 - 술이라는 악마에게 당하다
매일 술을 마신다. 술 마시는 것 때문에 부끄럽거나 죄책감을 느낀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손이 떨리거나 땀을 흘리거나 초조해진다.

약물 중독 - 행복을 주는 알약
진정제를 먹으면 마음이 마치 솜으로 감싸인 듯 불안이 사라지고 안식이 찾아온다.
진통제를 끊으려 하면 이유 없이 통증, 초조감, 무력감이 든다.

강성 마약 - 천 번의 오르가슴
헤로인을 주사하면 행복감을 동반한 희열감이 1시간이나 2시간 지속된다. 헤로인의 효과가 사라지면
불안과 오한이 찾아오고 살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견디기 힘들어진다.

대마초 - 하루 종일 연기에 절어 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대마초 한 대를 말아 피운다. 규칙적 활동을 거의 할 수 없다.

병적 도벽 - 가장 수치스러운 모험
견딜 수 없는 긴장감이 물건을 훔치도록 강요한다. 계산대를 빠져 나오면 안도감이 온몸을 감싼다.
곧바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만 계속하지 않을 수 없다.

도박 중독 - 판돈을 거는 절망적인 즐거움
노름꾼을 즐겁게 하는 것은 돈을 딸 것이라는 즐거운 기대이다. 도박 자금을 얻으려고
불법 행위도 마다하지 않는다.

인터넷 중독 - 잠도 먹을 것도 잊게 만드는 가상현실
집에 오면 맨 먼저 컴퓨터부터 켠다. 한동안 컴퓨터를 할 수 없으면 기분이 상하고 초조해진다.
컴퓨터 때문에 잠을 미루거나 식사를 거른다.

치매 - 조금씩 흩어지는 정신
날짜를 대강도 말할 수 없다. 집 밖에서 길을 잃는다. 밤에 이유 없이 흥분한다.
돈을 도둑 맞았다는 둥 괜한 걱정을 한다.

거식증 - 굶어야 겨우 견디는 사람들
비쩍 말랐는데도 몸무게가 너무 많이 나간다고 생각한다. 자기 몸을 증오한다.
일부러 구토를 하거나 설사약과 이뇨제를 먹는다.

폭식증 - 고장 난 포만 경보기
식욕을 억제할 수 없다. 배가 꽉 차 더 들어갈 데가 없을 때까지 계속 먹는다. 후회가 밀려오고,
곧장 화장실로 가서 목구멍에 손가락을 넣는다.

심리적 비만 - 몸이 망가질 때까지 먹기
엄청난 양의 음식을 무차별적으로 입에 쑤셔 넣은 후 수치심과 절망감에 빠져든다.
그러고는 땅콩 초콜릿 한 개로 서글픔을 달랜다.

신체형장애 - 원인 없는 통증
자주 여러 증상에 시달리지만 원인을 찾지 못한다. 의사들이 심리적 이유만 찾아내므로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 병원을 바꾼다.

해리성장애 - “내 몸에 세 사람이 산다.”
사고에 문제가 없는데도 이성을 잃은 사람처럼 행동한다. 때로는 새로운 인물이 된다.
나중에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수면장애 - 이유 없이 잠 못 드는 밤
벌써 몇 시간째 말똥말똥한 채로 누워 있다. 밤새 잠을 한숨도 못 잤다고 느낀다.

▪ 맺음말

부록1  나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부록2  심리 치료와 긴장 완화 요법
부록3  각종 치료법의 효과 평가
부록4  의약품의 부작용
부록5  주요 용어

▪ 참고문헌
▪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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